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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마을

나는 너에게 / 정호승

by 고운(孤韻) 2008. 4. 17.

 

나는 너에게 / 정호승



겨울비 오는 날

나는 너의 빈 손을 잡고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겨울비 내리는 사막 위를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 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를 찾는데

너는 지금 어느 길

어느 하늘 아래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 손을 잡고

사막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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