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의 마을

구름 걸린 미루나무 / 이외수

고운(孤韻) 2007. 8. 8. 10:56
   구름 걸린 미루나무 / 이외수    

  
온 세상 푸르던 젊은 날에는 
가난에 사랑도 박탈당하고 
역마살로 한 세상 떠돌았지요. 

  
걸음마다 
그리운 이름들 떠올라서 
하늘을 쳐다보면 눈시울이 젖었지요. 

  
생각하면 부질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알 수 있지요. 

  
그리운 이름들은 모두 
구름 걸린 언덕에서 
키 큰 미루나무로 살아갑니다.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그대 이름 나지막이 부르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