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의 마을

삐갱이에게 / 이외수

고운(孤韻) 2007. 8. 8. 11:03

 

 

 

 

 

삐갱이에게 /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겹씩 마음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 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