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수첩(孤韻手帖)

치술령 고개에서

고운(孤韻) 2005. 11. 28. 21:13

업체를 다녀 오는길

치술령 고개에서 커피를 마셨지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부인과 딸의 애틋한 전설을 간직한 산

치술령 고개마루에 앉아

담배도 피웠지

 

가을 바람이 왜 이리도 거센지

머리칼은 산발이 되고

세상 한켠에 앉아있는

치술령 고개 마냥

전설속으로나 들어가 잊혀지고 싶더라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이나

기다림을 주는 마음이나

그 속뜰은 매 한가지

그리움이겠지

 

돌아오는 길

멀리 치술령은 바람에 흔들리며

처연한 울음으로 하늘만 보고 있었지.

 

 

조관우 / 겨울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