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밝은 밤이면 그대는 무엇을 생각하나요?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을 꾸시나요? 붓을 들면 때로는 제 이름도 적어보나요? 저를 만나 기쁘셨나요? 그대 생각하다 보면 모든게 궁금해요. 하루에 제 생각 얼마만큼 하나요? 바쁠 때 얘기해도 제 말이 재미있나요?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정겨운가요? 유혹해 한달 간 동숙을 하리라 약속을 하고 송도에 와서 황진이를 만났다. 이 편지를 본 황진이도 역시 하나의 자로 답장을 써서 보냈다. 榴의 뜻은 碩儒那無遊[석유(류)나무유(류)]로 해석을 하면 즉 '내가 왔으니 어서 와서 나랑 놀자' 라는 뜻과 비슷하다. 황진이의 답장 漁의 뜻은 高妓自不語(고기자불어)로 둘은 어쨌든 한달 간 동숙(同宿)을 하였고 이별할 때는 아무리 황진이가 재색을 겸비하였다지만 한달 기한으로 그녀와 동숙하고 나면 반드시 떠날것이라고 머리카락만큼도 미련두지 않으리라 친구들에게 호언장담한다. 그와 더불어 누각에 올라 이별주를 나눈다. 그녀는 이별을 슬퍼하는 기색을 조금도 보이지 않고 다만 이렇게 말한다. "당신과 이별하며 어찌 한마디 말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원컨대 졸구를 올리고자 하오니 되겠습니까?" 소세양이 그러라고 하자, 그녀는 다음과 같은 율시를 써서 바쳤다.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霜中野菊黃(설중야국황) 서리 맞은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流水和琴冷(유수화금랭)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情與碧波長(정여벽파장)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하는데....... 달빛 아래 소나무만이 푸르르고 눈에 덮인 한포기 꽃들은 고개를 떨구었구나 아름다운 낙화를 보여주는구나 슬픔은 비가되어 나의 몸을 짓누르리 아래는 황진이가 보낸 또하나의 한시 입니다
뒤채는 잠자리는 꿈인듯 생시인 듯 이승에서 맺은 연분 믿어도 좋을지요 하루하루 이몸을 그리워하시나요 괴로움일까, 즐거움일까, 제게 향하신 정은 여전하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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