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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마을

상사화 / 이해인

by 고운(孤韻) 2007. 5. 19.

 

                  - 이해인 -

 

 

아직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가를

기다려 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 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께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 왔습니다.

 

죽어서라도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