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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마을

가난한 사랑 노래 / 신경림

by 고운(孤韻) 2016. 7. 8.


가난한 사랑 노래 / 신경림


가난하다고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은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법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볼에 와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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