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중역
바래 봉, 철쭉 네 혓바닥
성난 혓바닥이다.
울분인들, 다 쏟을쏘냐
속울음인들, 다 울어 뱉을쏘냐
사천왕상 퉁퉁 부은 솔방울,
눈방울 두 눈,
네가 중이 된다면,
네가 중이 된다면,
네 여기 철쭉꽃 불꽃덩이가
네 마음을 덮고
산을 덮을 것이다.
삶의 망명(亡命)은 버려야한다.
삶의 망명(亡命)은 아니어야한다.
누가 벗어 놓은 누더기 옷인가,
누가 벗어 놓고 간 누더기 삶인가,
전생(前生)에 만발한 수수개비꽃,
철쭉꽃, 승려도장인가,
허공으로 날아간 머리 깎은
박새였던가 아중역, 전생(前生)의
제 모습 그리며, 제 모습 부르며
석탑위로 박새 한 마리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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