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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마을

내게 당신은 첫눈 같은 이 / 김용택

by 고운(孤韻) 2007. 5. 31.

 
    내게 당신은 첫눈 같은 이 / 김용택 처음 당신을 발견해 가던 떨림 당신을 알아 가던 환희 당신이라면 무엇이고 이해되던 무조건, 당신의 빛과 그림자 모두 내 것이 되어 가슴에 연민으로 오던 아픔, 이렇게 당신께 길들여지고 그 길들여짐을 나는 누리게 되었습니다. 나는 한사코 거부할랍니다. 당신이 내 일상이 되는 것을. 늘 새로운 부끄럼으로 늘 새로운 떨림으로 처음의 감동을 새롭히고 말 것입니다. 사랑이, 사랑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이던가요. 이 세상 하고 많은 사람 중에 내 사랑을 이끌어 낼 사람 어디 있을라구요. 기막힌 별을 따는 것이 어디 두 번이나 있을법한 일 일라구요. 한 번으로 지쳐 혼신이 사그라질 것이 사랑이 아니던지요. 맨 처음의 떨림을 항상 새로움으로 가꾸는 것이 사랑이겠지요. 그것은 의지적인 정성이 필요할 것이지요. 사랑은 쉽게 닳아져버리기 때문입니다. 당신께 대한 정성을 늘 새롭히는 것이 나의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당신이 얼마나,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나는 내 생애에 인간이 되는 첫 관문을 뚫어 주신 당신이 영원으로 가는 길까지 함께 가 주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당신에게 속한 모든것이 당신처럼 귀합니다. 당신의 사랑도, 당신의 아픔도, 당신의 소망도, 당신의 고뇌도 모두 나의 것입니다. 당신보다 먼저 느끼고 싶습니다. 생에 한 번 뿐인 이 사랑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신 하나로 밤이 깊어지고 해가 떴습니다. 피로와 일 속에서도 당신은 나를 놓아주지 아니하셨습니다. 기도, 명상까지도 당신은 점령군이 되어버리셨습니다. 내게, 아, 내게 첫눈 같은 당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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