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비가 내리는 날은
詩를 쓸 수가 없다.
차갑도록 시린 아픔이
겹겹이 가리워져
흐르지도 못하는 슬픔으로
나즉히 창문을 노크하면
담배 꽁초가 여기 저기서 몸을 비트는 다락방에서
알코올 냄새 흠씬 풍기며
직선이 규칙적으로 난부하는
사각의 종이위에
나는 그리운이를 그리며,
흐르지 못할 슬픔의 비가
어느듯 강물 위를 침범하고
또다른 슬픈 기억이 자라기 전에
기인 편지 써 두고
나는 홀로 울음 울어라
비가 내리는 날은
詩를 쓸 수가 없다.
'고운수첩(孤韻手帖)'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 로 등 / 고운 (0) | 2005.06.18 |
---|---|
부싯돌 / 고운 (0) | 2005.06.18 |
마 음 / 고운 (0) | 2005.06.18 |
두 사람 / 고운 (0) | 2005.06.17 |
친구에게 / 고운 (0) | 2005.06.17 |